우리가 사랑한 내일들

🔖 김초엽: <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>에서 묘사했던 '마을'이 제가 생각하는 유토피아와 가장 닮아 있지 않을까 싶어요. 그 '마을'의 가장 중요한 점은 그곳 사람들이 다른 세계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거죠. 유토피아가 완성형 공간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유토피아로 바꿔가려는 개인들이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. 과정적인 측면에서 유토피아를 이야기하고 싶어요.


🔖 재재: 루이제 린저의 소설 <생의 한가운데>에 좋아하는 구절이 있어요. "니나는 마치 폭풍우에 좀 파손된, 그러나 대해에 떠 있고 바람을 맞고 있는 배와도 같았다. 그리고 볼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배가 어디든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을, 아니, 새로운 대륙의 새로운 해안에 도착해서 대성공을 거두리라는 것을 돈을 걸고 단언할 것 같았다." 훼손과 상처, 두려움의 꺾이지 않고 어디든지 가는 여성. 이런 분들이 제가 사랑하는 여성상이지 않나 싶습니다.


🔖 이슬아 작가 특유의 '등 두드리는 다정' '다정한 선동'에 대해 생각하던 차에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말을 만났다. "다정함이란 다른 존재, 그들의 연약함과 고유의 특성, 그리고 고통이나 시간의 흐름에 대한 그 존재들의 나약한 속성에 대해 정서적으로 깊은 관심을 표명하는 것입니다. 다정함은 우리를 서로 연결하는 유대의 끈을 인식하고, 상대와의 유사성 및 동질성을 깨닫게 합니다. 이 세상이 살아 움직이고 있고,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고, 더불어 협력하고, 상호 의존하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."

*올가 토카르추크, 타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품은 "다정한 서술자"